세상의 이쁘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많이 보는 것이 눈에 좋은 것이라고, 누가 그러길래.
바깥보다 쌀랑한 집안 공기덕에 이불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가 눈좀 씻어보자 하고 보라매에 갔다.
그냥, 그날 하루 가장 예쁜 녀석 한장씩만 눈에 담다보면 정말 눈이 좋아질지도?
일주일을 형광등 불빛에 눈이 맞춰진 생활을 하다보니, 가끔 이렇게 밝은 날 바깥에 나오면 곧잘 눈물이 나온다.
고무줄 치마에 슬리퍼 질질 끌고, 쪼그만 장보기용 가방을 든 부스스한 여자가
눈꺼풀에 눈물까지 달고 공원을 어슬렁어슬렁.....ㄱ-
휴. 가끔가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져서 속으로만 움찔움찔했다.
그래도 바로 이것,
짜잔~
이 탐스런 구운 밤을 보라~~
공원 입구쪽에서 밤을 파시는 아저씨가 있는데, 오가는 사람들에게 종종 이렇게 구운 밤을 한두개씩 쥐어주신다.
난 들어갈 때도 하나를 받아서 맛있게 먹었는데, 나오는 길에도 "언니~" 하면서 두개를 주시는 후덕한 센스!!
(번창하세요, 아저씨+_+d 긋긋)
참, 새로 산 슬리퍼를 신었는데 고작 삼사십분 걸었다고 발등이며 발가락에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물집이 예닐곱군데 잡혔다. 한 장 찍어 올릴까 하다가 몹시 혐오스러울 수 있을 듯해 자체심의로 생략한다.
후, 정말 이놈의 몸뚱아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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